짐마차로 물건을 실어 나르며 장사를 하는 행상인 크래프트 로렌스는 한창 수확제 중인 파슬로에 마을을 떠난 밤, 짐받이의 덮개 안에서 한 소녀를 찾아낸다. 그 소녀는 스스로를 '요이츠의 현랑(賢狼)', '현랑 호로'라고 불렀다. 호로는 늑대의 귀와 살랑거리는 꼬리를 가진 아름다운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호로는 아득히 먼 북쪽의 고향 '요이츠'를 떠나 방랑한 끝에, 파슬로에 마을의 보리에 깃들어 있었던 늑대였다. 호로는 신으로 추앙받으면서, 파슬로에 마을에서 수 백년간 머무르며 보리 농사의 풍작에 힘써 왔다. 그러나 흉작에 대한 마을 사람들의 불만이 해마다 늘어가는 데다가, 최근에는 문명이 진보하면서 농업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마을 사람들이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음을 깨닫고는, 파슬로에 마을을 떠나 고향으로 돌아가려 한다. 그리고 마침내 수확제 날, 우연히 마을을 들른 짐마차의 보리로 옮겨서 마을을 떠나게 되었다. 소녀가 늑대의 화신임을 안 로렌스는, 호로를 길동무 삼아 함께 행상을 계속하게 된다. 둘은 행상의 도중 여러가지 소동에 말려들기도 하면서, 호로의 고향을 향해 여행을 해 나간다.